대사관까지 가야 했던 LG 홈브루 '맥주 시음' 이젠 된다

입력 2019-10-01 14:17   수정 2019-10-01 14:20


지난 8월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캡슐형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를 내놓으면서 시음 행사를 서울 정동 영국대사관에서 했다. 현행 주세법상 주류 제조 면허가 없는 기업이 맥주 시음 행사를 여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

대사관은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은 '치외법권' 지역이다. LG가 대사관에서 시음 행사를 열었던 이유다.

이제 LG전자는 홈브루 시음 행사를 매장에서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LG전자가 신청한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하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LG전자가 홍보를 위한 시음 용도 내에서 맥주를 제조할 수 있도록 낸 규제 샌드박스 임시허가를 승인했다. 이번 승인에 따라 LG전자는 향후 2년간 소비자들에게 홈브루에서 갓 뽑아낸 맥주를 시음용으로 제공할 수 있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놀이터 모래밭(sandbox)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노는 것처럼 현행 법령이나 규제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취지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됐다.

LG전자는 몇 가지 행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부터 전국 주요 LG베스트샵 등에서 순차적으로 시음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LG 홈브루는 인디아 페일 에일(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위트(밀맥주),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캡슐형 맥주 제조 기기다. 집에서 직접 맥주를 제조해 마시는 '자가양조' 수요를 겨냥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위트를 만드는 데 약 9일이 소요되며 발효가 가장 오래 걸리는 라거 맥주인 필스너 제조는 약 21일 걸린다. 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등의 제조에 걸리는 시간은 2주 안팎이다. 만들어내는 용량은 5L 정도.

LG전자는 홈브루 개발에 그동안 쌓은 생활가전 기술을 집약했다. 맥주 종류에 걸맞은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온도, 압력, 시간을 실시간 감지하고 초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브루잉 공법을 적용했다.

소비자는 제품 전면 화면과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맥주가 제조되는 전 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완성된 맥주는 최적의 보관 온도인 6도와 차가운 맥주를 위한 4도 가운데 선택해 보관할 수 있다.

위생관리 기술에도 신경 썼다. 온수살균 세척시스템이 맥주를 만들기 전, 만드는 도중, 완성 후 각각 기기 내부를 세척하고 살균한다. 또 직원이 6개월마다 방문해 내부 살균과 외부 세척, 필터 교체 등으로 제품을 관리한다.

LG 홈브루는 올 1월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2019'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USA투데이, 테크레이더, 트러스티드 리뷰 등 해외 매체로부터 '최고의 제품', '갖고 싶은 제품' 등으로 선정되는 등 호평 받았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은 "시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승인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며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하고 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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